- 1.5–2.5 시간
주요 볼거리
- 1916년 세운 자혜의원에서 시작된 국립소록도병원
- 1934년 지은 옛 검시실과 감금실(등록문화유산)
- 환자들의 유골을 모신 납골당 만령당(1937)
- 40여 년 한센인을 돌본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집
- 고흥과 섬을 잇는 1,160m 소록대교(2009)
장소 소개
고흥반도 끝 녹동항에서 바다 건너 손에 잡힐 듯 보이는 섬이 소록도예요. 섬 모양이 작은(小) 사슴(鹿)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에요. 해송 숲과 잘 가꾼 공원이 평화로워 보이지만, 이 섬은 한 세기 넘게 한센병 환자들의 격리 공간이었어요. 아름다운 풍경과 아픈 역사를 함께 마주하게 되는, 한국에서 흔치 않은 여행지예요.
역사: 격리의 섬
1916년 조선총독부가 이곳에 소록도 자혜의원을 세우면서 섬의 역사가 바뀌었어요. 일제강점기에는 전국의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로 데려와 가두는 시설이 됐고, 환자들은 강제 노동과 단종 수술 같은 인권 침해를 겪었어요. 영어권 자료에 따르면 1940년에는 환자 수가 약 6,000명에 이르렀어요. 섬은 환자들이 사는 구역과 직원 구역으로 나뉘었고, 가족을 만나는 날에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얼굴만 볼 수 있었다고 해요.
광복 뒤에도 격리 정책은 오래 이어졌어요. 1945년 8월에는 자치를 요구하던 환자 수십 명이 병원 직원들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고, 단종·낙태 수술은 1990년대 전후까지 계속됐어요. 2007년 한센인 피해 사건에 관한 법이 만들어진 뒤에야 진상 조사와 배상이 시작됐어요.
무엇을 볼까
- 옛 검시실(1934): 숨진 환자의 시신을 가족 뜻과 상관없이 해부하고, 단종 수술을 하던 건물이에요. 검시대와 세척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해요.
- 감금실: 규칙을 어긴 환자들을 가두던 건물로, 1935년 제정된 법령에 따라 설치됐어요.
- 만령당(1937): 환자들의 유골을 나무 상자에 담아 모시던 납골당이에요. 콘크리트로 지은 원통형 건물이에요.
-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집: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1962년 섬에 와서 40여 년 동안 환자들을 돌봤어요. 두 사람이 살던 벽돌집은 문화유산으로 등록됐어요.
- 한센병박물관: 섬의 역사를 정리한 박물관으로, 2019년 국가 전문 박물관으로 지정됐어요.
- 중앙공원과 해변 산책로: 잘 가꾼 정원과 바닷가 솔숲이 이어져요.
알아두면 좋은 이야기
-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이 소록도를 무대로 해요.
- 일제강점기에 환자들을 동원해 지은 신사 건물이 지금도 남아 있어, 한국에 몇 남지 않은 신사 건축 가운데 하나예요.
섬을 걸으며 생각해 볼 것
소록도에는 환자들이 살던 병사 지대와 직원이 살던 관사 지대의 구분이 지금도 남아 있어요. 검시실 안의 하얀 검시대와 감금실의 좁은 방을 본 뒤 바닷가 솔숲을 걸으면, 같은 풍경이 전혀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섬의 성당과 교회, 원불교당 같은 종교 시설은 오랜 고립 속에서 주민들이 의지한 공동체의 흔적이기도 해요. 1930년 환자들이 당시 원장을 기려 세운 비석처럼, 억압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이야기도 섬 곳곳에 남아 있어요.
Tripto 팁
- 가는 길: 2009년 개통한 길이 1,160m의 소록대교로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어요. 녹동버스터미널에서 버스로도 갈 수 있어요.
- 방문 예절: 섬 전체가 국립소록도병원 부지이고, 지금도 고령의 한센인 어르신들이 살고 있어요. 환자 거주 구역은 외부인 출입이 막혀 있으니 개방된 구역과 안내된 길만 이용하고, 주민을 촬영하지 마세요.
- 시간: 관람 가능 시간과 박물관 운영 여부는 바뀔 수 있어요. 방문 전에 국립소록도병원에 확인하세요. 개방 구역을 둘러보는 데 1시간 반~2시간 반 정도 걸려요.
- 함께 가기: 녹동항에서 해산물을 먹고, 다리로 이어진 거금도까지 함께 둘러보는 일정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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