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2 시간
주요 볼거리
- 통일신라 말~고려 초 전성기를 누린 국제 포구
- 구림에서 중국 영파로 이어진 바닷길 이야기
- 복원된 누각과 연못, 나무다리 산책길
- 봄 벚꽃과 여름 연꽃이 비치는 수면
- 우리나라 첫 시유 도기를 구운 구림 가마터
장소 소개
지금은 연꽃과 벚나무에 둘러싸인 조용한 연못이지만, 상대포는 한때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배가 드나들던 영암 구림마을의 국제 포구였어요. 백제의 왕인 박사가 일본으로, 신라의 최치원이 당나라로 떠난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바로 옆 언덕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유약을 바른 도기를 굽던 가마터가 나왔어요. 바닷길이 끊긴 자리에 복원한 누각과 연못이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요.
역사: 구림에서 영파까지
상대포는 호남의 이름난 옛 마을로 꼽히는 구림마을 상대 마을 서쪽에 있던 포구예요. 주변 들판은 해발 2m 안팎이라, 밀물 때면 깊이 2m쯤의 바닷물이 들어와 배가 닿을 수 있는 물길의 끝자락이었어요. 전성기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로, 가까운 완도에 장보고의 청해진이 있던 시기와 겹쳐요.
18세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 구림 바닷가에서 배를 타면 하루 만에 흑산도, 다시 하루 만에 홍도, 또 하루 만에 가거도에 이르고, 거기서 사흘이면 중국 영파에 닿는다고 적었어요. 동북풍을 제대로 만나면 하루 만에도 건널 수 있었고, 신라 말 최치원·김가기·최승우가 이 바닷길로 상선을 얻어 타고 당나라에 들어가 과거에 급제했다고 했어요. 다만 왕인이 상대포에서 떠났다는 이야기는 설화로 전할 뿐 뚜렷한 근거는 없어요.
포구의 운명은 간척이 갈랐어요. 일제강점기 서호강 일대 간척과 그 뒤 영산강 하굿둑 공사로 물길이 막히면서 상대포는 바다와 이어진 포구 기능을 잃었어요. 자료에 따라 결정적인 시기를 1939~1949년의 학파농장 간척으로 보기도 해요.
무엇을 볼까
- 누각과 연못: 옛 포구 자리에 누각과 작은 호수를 복원해 두었어요. 나무다리와 물가 산책길이 연못을 따라 이어져요.
- 계절 풍경: 봄에는 활짝 핀 벚꽃이 물에 비치고, 여름에는 연꽃이 수면을 덮어요.
- 구림 도기 가마터의 흔적: 포구 남동쪽 언덕에서 1987년 12월 이화여자대학교가 가마 2기를 발굴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유약을 바른 시유 도기를 구운 곳으로 밝혀졌고, 7~9세기 무렵에 운영된 것으로 보여요. 이곳 도기는 장보고 유적인 완도 장도에서도 나왔어요.
- 영암도기박물관: 구림 도기의 역사를 잇기 위해 1999년 문을 연 도기문화센터가 2009년 공립 박물관으로 다시 문을 열었어요. 상대포 가까이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아요.
구림이 낳은 사람들
상대포가 열려 있던 시절 구림에서는 이름난 인물이 여럿 나왔어요. 풍수지리의 대가로 알려진 승려 도선(827898)이 이 마을 출신이고, 고려 태조 왕건의 참모로 활약한 최지몽(907987)도 구림 사람이에요. 마을에서는 786년(정원 2년)에 새긴 매향비도 발견됐는데, 향나무를 갯벌에 묻으며 복을 빌던 바닷가 신앙의 흔적이자 지금까지 발견된 매향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에요.
Tripto 팁
- 개방: 연못과 산책로는 24시간 열려 있고 입장료가 없어요. 주차장도 있어요.
- 좋은 때: 벚꽃이 물에 비치는 봄, 연꽃이 피는 여름이 가장 보기 좋아요.
- 소요 시간: 연못 한 바퀴는 30분이면 충분하고, 영암도기박물관과 구림마을 돌담길까지 걸으면 2시간 정도 잡으세요.
- 가는 길: 영암군 군서면 서구림리에 있어요. 동쪽으로 약 1.4km 떨어진 왕인박사유적지와 묶어 다니면 동선이 깔끔해요.
- 함께 보기: 동쪽으로 솟은 월출산이 구림마을의 배경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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