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90 분
주요 볼거리
-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걸작 '판전' 현판
- 1855년 새긴 화엄경 목판
- 보물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 높이 23m 미륵대불
- 승과 시험을 치르던 선불당
장소 소개
봉은사는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 바로 건너편 수도산 자락에 있는 절이에요. 유리 빌딩 숲 한가운데서 기와지붕과 소나무가 이어지는 풍경이 낯설고도 인상적이에요. 가까운 선정릉과 함께 '강남의 허파'로 불릴 만큼 숲이 우거져 있고, 지금은 대한불교조계종 사찰이에요. 조선 시대 불교가 억눌리던 때에도 승과 시험을 치르며 불교의 명맥을 이은 큰절이었어요.
역사: 조선 불교의 중심
신라 원성왕 때인 794년 연회국사가 처음 세웠다고 전하고, 처음 이름은 자료에 따라 견성암 또는 견성사로 전해져요. 1498년 성종의 계비 정현왕후가 성종의 능인 선릉을 돌보는 절로 크게 고치면서 왕의 은혜를 받든다는 뜻의 '봉은사'가 됐어요. 이름에는 성종의 명복을 비는 마음이 담겼어요.
16세기 중반 명종의 어머니 문정왕후는 1548년 보우 대사를 주지로 앉히고, 1551년 봉은사를 선종의 으뜸 사찰로 삼았어요. 봉은사는 1936년까지 이 지위를 지켰어요. 폐지됐던 승과도 되살려 이곳에서 시험을 치렀는데, 1552년부터 1564년까지 이어진 이 시험을 거친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뒤에 잇달아 봉은사 주지를 지내며 조선 불교를 이끌었어요. 문정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불교를 배척하는 세력이 다시 힘을 얻었고, 보우 대사도 곧 죽임을 당했어요. 조선 후기에는 서울 도성에서 한강만 건너면 닿는 큰절이라,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 같은 문인들이 즐겨 드나들었어요. 1902년 대한제국은 봉은사를 전국 14곳의 큰 사찰 가운데 하나로 정했어요. 일제강점기에는 서울과 경기 남부의 말사를 거느린 본사였는데, 거느린 절의 수는 자료에 따라 78곳 또는 80곳으로 전해져요. 주지 청호 스님이 홍수 때 절의 재산을 털어 주민 700여 명을 구한 이야기가 전해져요. 그 시기는 자료에 따라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또는 1922년과 1929년으로 전해져요. 1939년 큰불로 많은 건물을 잃었고 한국전쟁 때도 피해를 입었지만, 판전은 살아남았어요.
무엇을 볼까
- 판전: 1855년 영기 스님이 주도해 새긴 80권 『화엄경』 목판을 보관하는 건물이에요. 현판의 '판전(版殿)' 두 글자는 추사 김정희가 말년에 봉은사에 머물며 쓴 글씨로, 그의 마지막 걸작으로 꼽혀요.
- 대웅전 삼존불: 1651년 조각승 승일이 만든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으로, 보물로 지정된 17세기 불교 조각이에요.
- 선불당: 조선 시대 승과 시험을 치르던 건물로,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이에요. 판전 건물과 현판, 목조 사천왕상도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어요.
- 미륵대불: 1996년 1월 봉안한 높이 23m의 미륵불로, 봉은사가 10년 동안 준비한 숙원 사업이었어요. 충남 논산 관촉사 은진미륵보다 5m쯤 높아요.
- 영산전과 불화: 영산전의 십육나한상, 대웅전의 삼장보살도와 신중도, 큰 법회 때 내거는 괘불도 등 10여 점의 조선 후기 조각과 불화가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어요.
- 경내 배치: 진여문과 법왕루를 지나 대웅전으로 가는 길 둘레에 삼층석탑, 선불당, 지장전, 영산전, 북극보전, 종루가 모여 있어요. 입구의 사찰 안내도를 먼저 보면 판전과 미륵대불까지 동선을 잡기 쉬워요.
- 진여문: 일주문 대신 '진여문'이라는 이름을 단 첫 번째 문이에요. 있는 그대로의 진리로 들어선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알아 두면 좋은 이야기
봉은사 주변의 코엑스와 무역센터 일대는 옛 봉은사 땅으로, 무역센터 자리는 승과 시험을 치르던 '승과평' 터였다고 해요. 1964년에는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의 수련 도량이 되어 대학생 불자 조직의 출발점이 됐고, 1972년에는 대장경을 한글로 옮기는 동국역경원이 들어서기도 했어요. 절에는 1344년 고려 때 만든 청동 은입사 향완처럼, 만든 해와 사람을 103자로 새겨 넣은 보물도 전해져요.
Tripto 팁
- 가는 법: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1번 출구에서 100m쯤이면 입구예요. 2호선 삼성역 6번 출구에서는 약 600m, 7호선 청담역 2번 출구에서는 약 800m 걸어요.
- 함께 걷기: 성종과 중종의 능이 있는 선정릉이 걸어서 10분 거리라 묶어서 보기 좋아요. 길 건너 코엑스까지 이어 걸으면 옛 절 땅 위에 들어선 오늘의 강남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어요.
- 템플스테이: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발우에 담아 먹는 스님들의 식사법인 발우공양도 체험할 수 있어요. 일정은 절 누리집에서 확인하세요.
- 행사: 부처님오신날 외에도 새해맞이 타종식 같은 행사가 열려요. 절 누리집의 사찰 일정을 참고하세요.
- 예절: 법당 안에서는 조용히 하고, 예불 중에는 사진 촬영을 삼가세요.
- 사진: 대웅전 앞마당과 경내 언덕에서는 기와지붕 너머로 강남의 고층 빌딩이 겹쳐 보여, 봉은사를 대표하는 풍경을 담을 수 있어요.
- 때: 부처님오신날 무렵에는 경내에 연등이 가득 걸려 색다른 풍경이 펼쳐져요.
- 시간: 경내를 둘러보는 데 1시간 안팎이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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