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5 시간
주요 볼거리
- 국내 유일 하앙 구조, 극락전(국보)
- 누각 아래가 막힌 우화루(보물)
- 폭포 옆 147개 철계단 길
- 성달생 위패를 모신 철영재
- 2~4월 복수초·얼레지 야생화 길
장소 소개
완주 불명산 깊은 골짜기, 폭포 위 바위 언덕에 작은 절 하나가 숨듯이 앉아 있어요. 화암사는 규모로 보면 소박한 산사지만, 우리나라에서 하앙(下昻) 구조가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인 **극락전(국보)**을 품고 있어요. 주차장에서 계곡을 따라 20분 남짓 걷고 147개의 철계단을 오르면 닿는데, 이 길 자체가 화암사를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해요.
바위 위에 핀 꽃 같은 절
절의 사적에는 신라 효소왕 3년(694) 일교국사가 세웠고, 설총이 이곳에서 공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요. 조선 초에는 무신이자 명필이던 **성달생(1376~1444)**이 큰 시주를 해 중창이 이루어졌는데, 그는 사육신 성삼문의 할아버지예요. 성달생이 화암사에 머물며 필사한 불경은 이후 여러 차례 판각되었고, 화암사는 조선 전기 불경 간행의 중요한 거점이 되었어요. 지금의 극락전은 1981년 해체 수리 때 나온 기록으로 정유재란 때 피해를 입은 뒤 1605년 다시 지은 건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극락전과 하앙
하앙은 처마 밑에 지렛대처럼 비스듬한 부재를 하나 더 걸어 길게 뻗은 처마의 무게를 받치는 방식이에요. 중국과 일본 건축에서는 흔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화암사 극락전 한 채만 남아 있어서, 보물이던 극락전은 2011년 국보로 승격됐어요.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인데, 처마 끝을 올려다보면 용머리 모양으로 다듬은 하앙 부재가 보여요. 이 부재 때문에 현판을 한 장으로 걸 수 없어서 '극', '락', '전' 세 글자를 따로 만들어 단 것도 재미있는 볼거리예요.
마당에서 찾아볼 것
- 우화루(보물): 절 입구를 막아선 누각이에요. 보통 산사는 누각 아래를 지나 마당으로 들어가지만, 화암사는 누각 아래가 막혀 있어서 옆 돌계단으로 돌아 들어가요.
- 좁은 'ㅁ'자 마당: 극락전, 우화루, 요사채가 마당을 바짝 둘러싸고 있어요. 마당 한가운데 서서 올려다보면 지붕선 사이로 네모난 하늘만 보여요.
- 철영재: 극락전 왼쪽의 한 칸짜리 작은 사당으로, 성달생의 위패를 모셨어요. 현판 글씨는 조선 후기 문인 자하 신위가 썼어요.
- 동종: 광해군 때 호영이 만든 종으로, 절이나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저절로 울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요.
시인이 사랑한 절
화암사가 널리 알려진 데는 시인 안도현의 역할이 커요. 1997년 시집 『그리운 여우』에 실린 시 '화암사, 내 사랑'에서 화암사를 "잘 늙은 절 한 채"라고 불렀고, 이후 시를 읽고 절을 찾는 사람이 늘었어요. 철계단 길에는 '시와 그림, 이야기가 있는 147계단'이라는 이름으로 안내판과 시 구절이 걸려 있어요. 상점도 매점도 없는 절 아래 풍경은 시가 쓰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Tripto 팁
- 가는 길: 전주와 금산을 잇는 17번 국도에서 경천면 쪽 좁은 마을길로 들어가 절골 주차장까지 차로 가요. 마을길이 좁으니 마주 오는 차에 주의하세요.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어려워 자가용이나 택시가 현실적이에요.
- 걷는 길: 주차장에서 절까지는 1km가 채 안 되지만 계곡 길과 철계단이 이어져요. 계곡 양쪽으로 길이 나 있다가 중간에 만나니,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다른 길을 걸어 보세요. 미끄럽지 않은 신발이 좋아요.
- 시간: 걷는 시간과 경내 관람을 합쳐 1시간 30분~2시간을 잡으세요.
- 추천 시기: 2
3월에는 계곡 길에 노란 복수초가, 34월에는 보랏빛 얼레지가 피어요. 화암사 일대는 야생화를 주제로 한 생태관광지로 가꾸고 있어서, 꽃 자생지는 탐방로 밖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구분해 두었어요. 여름에는 폭포 물이 불어나고, 겨울에는 절벽에 고드름이 달려요. - 예절: 지금도 스님들이 수행하는 절이에요. 경내에서는 목소리를 낮추고, 법당 안 촬영은 삼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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