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60 분
주요 볼거리
- 높이 5.4m, 국내 최대 당간지주
- 천인 8명이 서로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승탑
- 범일국사 탄생 설화가 깃든 석천과 학바위
- 강릉단오제 대관령국사성황신의 고향
- 2002년 태풍 뒤 발굴로 드러난 절의 규모
장소 소개
강릉 남쪽 구정면 학산리 들판 한가운데, 높이 5.4m의 돌기둥 두 개가 우뚝 서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당간지주로, 여기에 깃발을 달던 절이 신라 말 선종을 이끈 굴산사예요. 이 절에 머문 범일국사는 지금도 강릉단오제에서 대관령국사성황신으로 모셔지고 있어, 들판에 남은 돌 유적이 강릉 사람들의 축제와 신앙으로 이어져 있어요.
역사: 구산선문의 한 축
굴산사는 신라 말 **범일국사(810~889)**가 사굴산문을 연 절이에요. 사굴산문은 신라 말에 일어난 선종의 아홉 갈래인 구산선문의 하나로, 영동은 물론 영서와 지금의 경북 일대까지 세력을 넓혔어요. 창건 연도는 자료에 따라 847년 또는 851년으로 달라요. 고려 때 지방 호족의 후원으로 번성했지만 조선 초 이후 기록에서 사라져, 그 무렵 문을 닫은 것으로 보여요.
절터는 오랫동안 논밭 아래 묻혀 있었어요. 1936년 홍수 때 주춧돌이 드러나고 '굴산사' 글씨가 새겨진 기와가 나오면서 이곳이 굴산사 자리임이 밝혀졌어요. 2002년 태풍 루사로 큰 피해를 입은 뒤 긴급 발굴을 해 보니 절의 범위가 동서 140m, 남북 250m에 이르렀고 법당, 승방, 회랑, 탑 자리가 확인됐어요. 2003년 국가 사적이 되었어요.
무엇을 볼까
- 당간지주(보물): 높이 5.4m로 국내에서 가장 커요. 장식 없이 거칠게 다듬은 거대한 돌이라 불교 조형물보다 선사시대 선돌 같은 인상을 줘요. 깃대를 고정하던 구멍이 위아래 두 군데 뚫려 있고, 아랫부분에는 돌을 다룰 때 생긴 거친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 승탑(보물): 절터 위쪽에 있는 팔각 승탑으로 범일국사의 사리탑으로 추정돼요. 가운데 받침돌 여덟 면에 하늘 사람들이 장구, 비파, 생황, 공후(하프), 대금 등 서로 다른 악기 8가지를 연주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어요. 하나씩 악기를 찾아보세요.
- 석불좌상: 고려 전기 양식의 비로자나불이에요. 이곳에 전하는 석불 3구 가운데 온전한 2구는 작은 암자에, 머리가 없어진 1구는 우물가에 있어요.
범일국사 탄생 설화와 강릉단오제
절터 곁에는 **석천(돌우물)**과 학바위가 있어요. 1728년 무렵 엮은 강릉 지리지 『임영지』에는 굴산의 한 처녀가 석천에서 물을 뜨다 표주박 물에 해가 떠 있는 것을 본 뒤 열석 달 만에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아기를 학바위에 버렸더니 멧돼지가 젖을 먹이고 학이 날개로 감싸 주어 다시 데려와 키웠는데, 그 아이가 범일국사라는 거예요.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대관령국사성황신이 바로 범일국사예요. 단오제 의례 가운데 대관령에서 모셔 온 신을 앞세운 행렬이 범일국사의 고향인 학산마을 서낭당에 들러 제를 올리는 순서도 있어요. 강릉단오제는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되었어요.
Tripto 팁
- 관람: 들판과 마을에 흩어진 열린 유적이라 언제든 무료로 볼 수 있어요. 당간지주와 승탑은 약 400m 떨어져 있으니 마을길을 따라 걸어서 둘러보세요.
- 소요 시간: 당간지주, 승탑, 석불, 석천까지 다 보면 40분~1시간이에요.
- 가는 길: 강릉 시내 남쪽 구정면 학산리에 있어요. 대중교통이 편하지 않아 차나 택시로 가는 게 좋아요. 해파랑길 38코스(강릉바우길 6구간)가 학산 마을 쪽으로 이어져 걸어서 찾아갈 수도 있어요.
- 추천 시기: 모내기 뒤 초록 들판이나 벼가 익는 가을에 당간지주가 들판과 어우러져 보기 좋아요. 음력 5월 5일 단오 무렵 강릉단오제 기간에 맞춰 가면 범일국사 이야기를 더 실감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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