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2 시간
주요 볼거리
- 1964년 보물로 지정된 이언적의 사랑채 독락당
- 담장 너머 냇물을 들이는 나무 살창
- 자연 바위 위에 지은 정자 계정과 계곡 풍경
- 수령 약 470년의 천연기념물 조각자나무
- 걸어서 10분 남짓 거리의 옥산서원
장소 소개
옥산서원에서 자계천을 따라 계곡을 조금 더 올라가면, 흙담 너머로 500년 가까이 한 집안이 지켜 온 고택이 나와요. 조선 성리학의 선구자 회재 이언적이 벼슬을 내려놓고 내려와 '홀로 즐긴다'는 뜻의 이름을 붙인 사랑채, 독락당(獨樂堂)이에요. 담장에 낸 창으로 냇물을 바라보고, 바위 위에 정자를 얹은 이 집은 사람이 자연을 어떻게 집 안으로 들였는지 보여 줘요.
이언적이 홀로 머문 집
이언적(1491~1553)은 양동마을에서 태어나 벼슬길에 올랐다가 정치적 이유로 물러난 뒤 이곳 옥산 계곡에 집을 짓고 학문에 몰두했어요. 안채를 짓고 사랑채 독락당과 정자 계정(溪亭)을 경영하며 약 6년 동안 성리학 연구에 전념했다고 해요. 건립 연도는 자료에 따라 1516년 또는 1532년으로 달라요. 훗날 을사사화에 휘말려 평안도 강계로 유배된 그는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고, 아들 이전인이 그 유해를 고향으로 모셔 왔어요. 이언적의 학문은 퇴계 이황에게 이어져 영남학파의 뿌리가 됐고, 그가 떠난 뒤 독락당 가까이에 옥산서원이 세워졌어요.
독락당은 1964년 보물로 지정됐고, 지금도 여주 이씨 후손이 살며 집을 지키는 종가예요. 광해군 때 가사 문학의 대가 박인로는 이곳을 찾아 이언적을 그리며 가사 〈독락당〉을 지었는데, 둘러싼 산봉우리와 휘감아 도는 물을 주자가 머문 중국 무이산에 견주어 노래했어요.
옥산서원과 한 쌍으로
독락당에서 계곡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이언적을 기리는 옥산서원이 나와요. 1572년 경주부윤 이제민이 세웠고 이듬해 선조에게서 '옥산'이라는 이름을 받은 사액서원이에요.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도 살아남은 47곳 가운데 하나이고, 김부식의 《삼국사기》 완본을 비롯해 많은 옛 책을 지켜 왔어요. 서원은 2010년 양동마을과 함께, 2019년에는 '한국의 서원'의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어요. 학자가 홀로 머물던 집에서 그를 기리는 서원까지 계곡 하나를 따라 걸어 내려갈 수 있어요.
집에서 눈여겨볼 것
- 독락당 대청: 앞면 4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에요. 오른쪽 3칸은 앞을 모두 틔운 마루, 왼쪽 1칸은 온돌방인데, 맨 오른쪽 칸도 원래는 방이었던 흔적이 남아 있어요. 천장은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연등천장이에요.
- 담장의 살창: 독락당 옆 담장에 좁은 나무살을 댄 창을 내어, 담 안에서도 앞 냇물을 내다볼 수 있게 했어요. 담으로 막으면서도 풍경은 들이는 아주 드문 구성이에요.
- 계정: 독락당 뒤편 시냇가의 자연 바위 위에 기대어 지은 정자예요. 대청마루에 앉으면 바로 아래로 냇물이 흐르고, 건너편 숲과 바위가 눈높이로 가까이 다가와요. 영화 〈외계+인〉과 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에서 주인공들이 바둑을 두고 냇물에 발을 담그던 장면을 이 정자와 계곡에서 찍었어요.
- 조각자나무: 담장 안의 조각자나무는 천연기념물이에요. 수령 약 470년, 높이 14.5m로, 이언적이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온 친구에게서 씨앗을 얻어 심었다고 전해져요.
- 오대(五臺): 이언적은 집 주변 냇가의 바위 다섯 곳에 관어대, 탁영대, 세심대, 징심대, 영귀대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옥산서원 앞 세심대도 그중 하나예요.
Tripto 팁
- 가는 길: 옥산서원에서 계곡을 따라 걸어 10분 남짓 거리예요.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 203번의 종점이 '옥산1리·독락당' 정류장인데, 배차 간격이 길어 미리 시간표를 확인하세요. 주차장이 있어요.
- 운영: 상시 개방이고 입장료는 없어요. 다만 후손이 사는 집이니 닫힌 문은 열지 말고 조용히 둘러보세요.
- 시간: 독락당만 보면 30~40분, 옥산서원까지 함께 둘러보면 1시간 30분~2시간이 적당해요.
- 언제 갈까: 계곡에 물이 넉넉한 여름과 냇가 숲에 단풍이 드는 가을이 가장 좋아요.
- 머물러 보기: 독락당에서 한옥 숙박을 할 수 있어요. 18대손 이해철 선생이 집의 내력을 들려주고 체험과 뮤지컬 〈독락〉 공연이 이어지는 종가 프로그램 '회재 선생이 보내온 500년 종갓집 초대장'이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운영되기도 했으니, 경주 지역 관광 예약 누리집 '경주온나'에서 일정을 확인해 보세요.
- 함께 둘러보기: 유네스코 세계유산 양동마을이 약 8.5km 떨어져 있어 이언적의 고향과 은거지를 하루에 이어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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